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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 더위는 어느샌가 자취를 감추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올 시즌 내내 옷장 속에만 틀어박혀 있던 유니폼을 꺼내 괜스레 먼지를 털어내 보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가을 DNA의 주인공인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는 팬들이다. 야구팬 사이에서는 유니폼이 가장 예쁜 구단으로 소문까지 났지만, 몇 개월간 이어진 수도권 구장 무관중 정책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실정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에 따라 이번 호 ‘더그아웃 컬렉션’에서는 쟁쟁한 경합이 예상되는 여덟 가지 베어스 유니폼을 두고 선호도 조사를 진행해 팬들의 아쉬움을 행복한 고민으로 바꿔봤다. (10월 3일 작성)
에디터 전윤정 사진 두산 베어스, 위팬
#코디의 정석
곰 군단을 대표하는 색은 무난한 조합의 상징과도 같은 흰색과 남색이다. 여기에 보조색인 빨강으로 포인트를 더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기본만 하면 반은 먹고 들어가듯, 단정한 남색과 흰색의 조화로 이뤄진 베어스의 유니폼은 어느 옷과도 매치하기 쉬워 예쁘다는 평이 대다수다. 실제로 2016년 SBS Sports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면 설문 조사에서도 두산이 압도적인 차이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두산은 타 구단보다 얼터네이트 유니폼(Alternate Uniform, 특정한 날에 입는 대체 유니폼)의 가짓수가 현저히 적다. 특정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거나 색상 배치에 혁신적인 변화를 주는 등 기존의 것과 차별화된 아이템을 제작하는 타 구단들과는 달리, 이벤트 데이에도 OB 베어스 시절을 재현한 올드 유니폼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베어스 데이에 입는 스페셜 유니폼이나 2017년 출시된 밀리터리 유니폼 그리고 지금은 착용하지 않는 분홍색의 퀸즈데이 유니폼까지 몇 가지를 찾아볼 순 있으나 시즌 중 기존의 일반 유니폼을 착용하는 비율이 타 구단보다 훨씬 높다.
두산의 유니폼은 그 시리즈마다 구단의 오랜 역사가 담겨 있기도 하다. OB를 상징했던 올드 유니폼은 무려 16년이나 이어졌고, 이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장수한 기록이다. 또한, 현재 착용 중인 키트 역시 올 시즌을 기준으로 전 구단에서 가장 오래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거의 모든 아이템이 팀 컬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만큼 팬들의 선택도 다양하게 갈렸다. 과연 어떤 굿즈가 치열한 인기투표 경합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을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8위 어센틱 클래식 원정 유니폼 – 1.5%]
어센틱 클래식 유니폼은 곰으로 상징되는 구단 이미지를 가장 잘 드러냈다고 평가받는다. 1999년 OB에서 팀명이 변경되면서 바뀐 유니폼에는 처음으로 반달가슴곰의 가슴 문양이 새겨졌다. 이후 2002년에는 기존의 V넥 박스형에서 버튼형으로 변경되고 반달가슴곰 문양 로고도 왼편 가슴으로 이동해 현재의 모양새를 갖췄다. 로고에 반달가슴곰 무늬를 활용한 2000년대 초반에는 빨간색 대신 노란색을 포인트로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록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는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상징색인 남색 베이스에 강렬한 반달가슴곰 무늬를 활용해 팀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
[7위 어센틱 클래식 홈 유니폼 – 4%]
클래식 홈 유니폼 역시 이번 투표에서는 하위권에 랭크됐지만, 클래식 원정 유니폼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상징색을 십분 활용해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곰의 우직한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착용하는 동안 우승컵을 단 한 번도 들지 못했다는 것. 특히 해당 기간의 포스트시즌에 이 클래식 홈 유니폼을 입은 경기의 승률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덕분에 일각에서는 디자인이 아깝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클래식 홈, 원정 키트는 여러모로 좋은 평가가 대다수였지만, 다른 쟁쟁한 후보들에 밀려 하위권을 차지했다.
[6위 어센틱 원정 유니폼 – 5.5%]
두산의 원정 유니폼은 종전의 클래식 원정 유니폼과 유사점이 많다. 남색의 베이스와 왼쪽 가슴의 팀 로고, 오른쪽 배에 번호가 적힌 배치는 그대로 유지한 채 로고만 반달 문양에서 동그란 형태로 변경됐다. 여러 가지 포인트보다는 상징색을 강조한 심플함이 매력적이지만, 다른 아이템에 비해서는 다소 평범하고 허전한 측면이 있는 데다가 홈 키트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강렬한 탓에 뒷순위로 밀려난 점이 아쉽다.
[5위 어센틱 올드 원정 유니폼 – 9.5%]
두산은 매달 이벤트 데이마다 OB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올드 유니폼을 선보인다. 단추가 달린 현재의 모습과는 달리 V넥 일체형으로, 상징색인 흰색 혹은 남색 바탕에 심플한 베어스 로고를 새기고 목과 소매 부분에 빨간색 스트라이프로 포인트를 줬다. 함께 쓰는 올드 헬멧이나 모자, 바지까지 흰색–남색–빨간색의 배색이 매우 조화로워 올드 시리즈는 예전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다만 홈 이벤트 데이에 입는 올드 홈 유니폼과는 달리 선수들이 입는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베어스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올드 시리즈 아이템이지만,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는 5위에 그치고 말았다.
[4위 어센틱 밀리터리 유니폼 – 10.5%]
2017시즌 새롭게 선보인 밀리터리 유니폼은 실제 국방색을 활용하거나 채도가 높은 팀 상징색을 활용한 타 구단과는 달리 흰색과 회색을 사용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주는 화이트 톤의 디자인 덕분에 호평이 자자하며,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도 중상위권인 4위를 차지했다. 다만 대부분의 색상 배합에 남색을 활용하는 팀이니만큼, 흰색과 회색 배합이 주는 생경함 때문인지 다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3위 어센틱 스페셜 유니폼 – 12.5%]
두산은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홈 경기 날 베어스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날 착용하는 스페셜 유니폼은 영문 필기체로 적은 베어스 로고와 과거의 포인트 컬러였던 노란색을 활용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뒷면엔 이름을 제외한 성씨만을 영어 대문자로 적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오재원은 ‘OH’로, 현 LG 트윈스 함덕주는 ‘HAM’으로 표기되면서 각각 ‘애주장’이나 ‘햄덕주’로 불리는 웃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홈 이벤트 데이에만 입는 만큼 흰색 홈 버전만 출시됐으며, 무난한 색 배합과 로고 디자인으로 호평이 많아 3위에 올라섰다.
[2위 어센틱 홈 유니폼 – 16.5%]
눈에 익은 것에 정감이 가는 법이다. 2위는 두산 경기가 있는 잠실야구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홈 유니폼이 차지했다. 2010시즌을 앞두고 현재의 모습으로 디자인이 교체됐을 당시에는 팬들 사이에서 온갖 혹평이 난무했다. 하지만 초기의 불만은 단지 낯섦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듯, 결과적으론 10년 이상 장수하며 알차게 판매량을 올려 왔다. 흰색의 베이스에 공동 상징색인 남색보다는 보조 색상인 빨간색을 활용하고, 로고에는 각진 글꼴을 사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줬다. 원정 팬도 많이 찾아오는 서울 연고지 특성상 응원 팀을 불문하고 가장 익숙한 유니폼으로 꼽히며, 그 덕분에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도 2위에 랭크됐다.
[1위 어센틱 올드 홈 유니폼 – 40%]
압도적인 득표수 차이로 대망의 1위에 오른 주인공은 바로 올드 홈 유니폼이다. 1995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당일 착용하고 있던 옷을 모티브로 한 영광의 아이템이다. 흰색 바탕에 심플한 남색 로고, 목과 소매에 있는 빨간색 스트라이프의 조화로 이뤄진 올드 홈 유니폼은 처음 출시된 지 40년이 다 돼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됐다. 일각에서는 정식 키트로 다시 채택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할 정도다. 이번 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표를 얻었다는 사실이 그 인기를 체감하게 한다. 올드 원정 유니폼과는 달리 이벤트 데이에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에 팬들의 선택이 몰리면서 인기투표의 왕좌를 석권했다.
#가을의 기적을 꿈꾸며
이번 선호도 조사가 아니더라도 이미 베어스 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을지 모른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이때, 가을 향기를 맡은 뒷심의 베어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팬들의 지갑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다른 구단보다 선택지는 다소 적을지 몰라도, 각각에 담긴 추억과 매력이 큰 탓에 고민은 오히려 깊어진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두산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결정의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뒷심을 더욱 발휘해 가장 깊은 가을까지 나아갈 것. 올 시즌 두산은 과연 지금의 유니폼에 네 번째 우승 이력을 남길 수 있을까?
▲ 더그아웃 매거진 127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7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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