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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tory] 두산 베어스 윤명준 DUGOUTV

dugout*** (dugout***)
2020.03.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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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의 언성 히어로

 

2015년부터 연속으로 왕좌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이한 두산 베어스. 당시 주연은 안정적인 선발진과 막강한 타선의 차지였지만, 윤명준은 계투진의 핵심으로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상무 야구단에 입단하며 2년의 공백기를 가진 그의 빈자리는 너무도 크게 느껴졌다. 불펜은 번번이 베어스의 발목을 잡았고 팬들은 언성 히어로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2019년, 두산은 3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도 그 뒤엔 팀 내 중간 투수 중 최다이닝을 소화한 윤명준의 묵묵한 헌신이 있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이찬우 Location 잠실야구장


윤명준_(1).jpg

 

<더그아웃 매거진>과 첫 만남이다. 독자에게 인사 부탁한다.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두산 베어스의 윤명준입니다.

 

리그 개막이 잠정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데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3월 13일 인터뷰)

시작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 올리려고 하는데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게 아니라 컨디션 조절이 쉽진 않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만큼 몸 관리에 더더욱 신경 쓰는 중이다.

 

#작년보다 올해 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영향으로 개막은 아직도 미궁 속이지만, 그와 별개로 윤명준의 시즌은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다. 부족함 없던 복귀 시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마무리 훈련에 뛰어들었고, 스프링 캠프를 거쳐 지금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작년 한 해 불펜진에서 수훈 선수로 꼽힐만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그는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고 있다.

 

1‧2차 스프링 캠프를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몸은 어떤가.

예상보다 좋아진 상태다. 선발대로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몸 만드는 과정이 더 순조로웠다. 공 던지는 것도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

 

이번 캠프에서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캠프 때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우선 중간에 귀국하는 일이 없도록 부상 예방에 신경 썼다. 호주에서의 1차 캠프 때는 보강과 체력 훈련에 집중했고 2차 캠프지인 미야자키로 넘어가서는 기술 훈련의 비중을 좀 더 높였다.

 

우승팀인 두산의 캠프 분위기는 어땠나.

올해 젊은 선수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파이팅이 넘치더라. ‘옛날에는 내가 그랬는데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웃음) 애들한테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며 자극을 받았다. 워낙 선후배 관계가 좋은 팀이다 보니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윤명준_(4).jpg  

 

캠프 동안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누구인가.

다들 너무 열심히 해서 한 명만 뽑기 어렵다. 그래도 고르라면 (김)강률이 형이다. 큰 부상을 겪은 후 복귀 시즌이라 그런지 더 의욕이 넘쳐 보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팀이 시즌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로 발생한 애로사항이 있었나.

선발대로 들어갔을 때는 확진자가 한두 명 발생한 정도였는데 2주 정도 있으니 상황이 안 좋아졌다.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지만 전 세계가 비상사태이지 않았나. 우리끼리도 행동 하나하나까지 조심해야 했다. 행여 감기에 걸려도 혹시 코로나인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마스크를 끼고 훈련하는 선수도 있는데 엄청 답답할 거 같다.

너무 불편해서 훈련 중에는 못 쓰겠다. 대신 사소한 행동도 주의한다. 기침할 때 소매로 막아야 하는 등 팀 지침이 있어서 다들 철저히 지키고 있다.

 

최근 요가를 시작했는데 계기가 궁금하다.

투수에게 고관절이 정말 중요한 부위인데 요가가 좋다고 들었다. 예전부터 배울 생각이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동네에서 좋은 곳을 찾아서 두 달가량 열심히 했는데, 캠프 끝나고 돌아와서는 못 가고 있는 상황이다. 야구장과 집만 왔다 갔다 하는 중이다. (효과가 있었나.) 기간이 짧아서 말하기 민망하지만, 꽤 괜찮았다.

 

윤명준_(3).jpg


#고난 끝에 찾아온 선물

 

입대 전에도 줄곧 두산 불펜의 핵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실 지난 시즌 활약을 예견하기는 쉽지 않았다. 팀을 위해 희생해온 몸이 상무 야구단에서 기어코 탈이 났고 복무 기간 대부분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안 그래도 시계가 느리게 가는 군대에서 온종일 부상과 씨름했으니 2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까. 이런 인고와 우려를 딛고 이뤄낸 성과이기에 지난 시즌이 선물과도 같았다고 윤명준은 말한다.

 

전역 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는데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해였나.

정말 감사한 시즌이었다. 상무에 있을 때 부상을 당해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상 복귀 시즌인 만큼 성과를 바라진 않았고, 그저 1군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다행히 좋은 트레이닝 코치들을 만나 좋은 성적까지 얻을 수 있었다.

 

곧바로 필승조로 활약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겠다.

군대에서 너무 오래 쉬었다. 경기 감각이 바닥이다 보니 1군, 2군을 오가며 배우는 시즌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 풀렸다.

 

원래도 변화구에 강점이 있었는데 작년 커브와 슬라이더의 구사율과 구종가치 모두 크게 올랐다.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건가.

이제는 코치인 (배)영수 형을 만나서 계기가 생겼다. 시즌 중반쯤에 ‘너는 중간 투수인데, 선발처럼 공을 던진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이 던져봤자 1~2이닝이고 30개 이내일 테니 전력으로 해보라는 조언이었다. 당시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남의 눈에 아니라면 아닐 수도 있는 거지 않은가. 그 이후로 완전히 전력투구하려 노력하다 보니 볼의 회전도 좋아지고 긍정적인 변화가 왔다. 작은 조언이었지만 내게는 큰 전환점이 됐다.

 

절친 박세혁도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호흡을 맞출 기회가 잦았다. 이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까.

물론이다. 포수의 영향이라는 게 존재한다. 세혁이의 리드가 내 스타일에도 맞고 상대 타자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느낀다.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열심히 분석하는 친구인 만큼 믿고 던질 수 있다.


윤명준_(8).jpg

 

상무에서의 2년 동안은 어떤 발전이 있었나.

당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KIA 타이거즈의 전상현과 이준영, KT 위즈의 김민수, 한화 이글스의 송창현 등이 같이 있었다. 나보다 어린 친구가 대다수였지만 내가 몰랐던 운동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또 몸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침이 있었다. 1차전에서 세 타자를 상대하며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내려갔다.

마운드에 올라갈 땐 자신 있었는데 막상 잘 안 풀렸다. 그 중요한 첫 경기를 망쳐 팀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많이 다운됐다. 이 경기가 올해 내 마지막 등판이 될 거 같아서 제발 만회할 기회가 오길 빌었다. (이겨서 정말 다행이었겠다.) 졌으면 역적이 됐을 거다. (웃음)

 

하지만 4차전에선 1.1이닝 완벽투로 승리에 기여했다. 등판할 때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되진 않았다. 1차전 때 내 실력을 너무 못 보여준 만큼 만회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상대 타자도 어려운 상황이니 내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했다.

 

그 경기를 끝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오랜만인 만큼 값진 순간이었겠다.

상무에 있는 동안에도 팀이 계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는데,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이번엔 같이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게 뜻 깊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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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힘, 가족

 

부상을 털어내고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온 윤명준. 다시 1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싶은 열망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힘이 된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인생의 동반자가 된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강한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던 상무 체육관에서도, 힘찬 복귀를 알린 잠실야구장에서도 두 사람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아빠가 된 후 1군에서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딸이 생기고 나서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는가.

가장의 무게라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부양해야 할 사람들이 생긴 만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또 애가 아직 다섯 살인데, 아빠가 야구를 한다는 걸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뛰게 됐다.

 

딸이 아빠가 야구선수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나.

이제는 안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나중에 기억하지 못할까봐 그렇다.

 

아빠의 야구에 관심을 두는지 궁금하다.

아직은 아빠가 야구선수라는 사실만 아는 정도인데, 날씨 좋을 땐 야구장에 한 번씩 데리고 온다. 그라운드에서 흙도 만지고, 뛰어다니며 놀게 한다.

 

혹시 작년에 일종의 ‘분유 버프’를 경험한 건 아닌가.

다른 선수를 볼 때도 그랬지만 나도 몇 차례 느꼈다. 확실히 그런 효과가 없진 않은가 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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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 결혼식을 올리고 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떨어져 지내야 했다. 그동안 와이프는 대구에 있는 친정에서 보냈다. 외출할 수 있을 때 찾아가서 한 번씩 보곤 했다.

 

아직 신혼이었고 딸이 많이 어렸는데, 그런 생활이 힘들진 않았나.

많이 힘들었다. 일을 벌여놓고 혼자 도망 온 거 같았다.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은데 아내에게 다 맡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 컸다. 많이 미안하고 또 고맙다.

 

야구와 육아 중 어떤 게 더 어려운가.

육아가 더 어렵다. 이 세상 엄마들은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육아가 생각보다 훨씬 힘들더라. 지금은 조금 익숙해지긴 했지만, 하루하루가 다른 아이들을 케어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평소에 육아에 신경 쓰는 편인가 보다.

서투르지만 노력하고 있다. 비시즌엔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도 최대한 밖에 안 나가고 도와주려 한다. 그래도 애 엄마가 많이 고생하는 중이다.

 

야구 선수다 보니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른 고충은 없는가.

시즌이 시작되면 원정도 가야하고, 집에 들어와도 아기는 자고 있으니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다. 쉴 수 있는 날이 월요일뿐이라 이날만큼은 추억을 쌓으려 한다. 작년 같은 경우엔 기억에 남을 곳을 찾아다니곤 했다.

 

최근 이영하가 어린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선배로서 한마디 해 달라.

영하야 앞으로 수고하고, 고생 많이 해라. 이제 시작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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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그려가는 내일

 

작년까지 벌써 세 개의 우승 반지를 수집했고, 수년째 베어스의 주축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데뷔 8년 차에 이미 많은 걸 이뤘지만, 아직 30대 초반에 불과한 만큼 올해 또 한 번의 커리어 하이를 갈망하는 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목표와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제는 제법 노련함이 생긴 중견급 선수로서, 또 아빠로서 밝힌 그의 다짐은 역시나 조용한 영웅답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작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 더 나아져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구속에 대한 욕심은 있다. 불펜 투수니 짧은 이닝 동안 더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싶다. 평균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훈련 중인데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수염을 기른 모습에 깜짝 놀랐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 처음부터 무조건 기르겠단 생각은 아니고 그저 이미지를 바꿔 보고 싶었다. 수염이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있는 선수들도 그래서 기른다고 하더라. 올해 더 잘하고 싶어서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중인데 수염도 그중 하나다.

 

꽤 잘 어울리는데, 팀 동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처음엔 ‘거지같다’ 또는 ‘노비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웃음) 두 달 정도 됐는데 이젠 다들 수염 없는 게 더 이상할 거 같다고 하더라.

 

입대 전에는 마무리 보직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 지금은 어떤가.

솔직히 야구 인생에서 한 번쯤은 꼭 하고 싶은 역할이다. 포기는 못 했다. 물론 지금 자리에서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그래도 한 시즌만큼은…’이라는 마음은 여전히 있다.

 

두산은 2년 연속 왕좌를 노리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팀의 중고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후배들이 힘들 때나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 많은 조언을 해주겠다. 운동하다 보면 당연히 어려운 순간이 찾아온다는 걸 알기에 지금까지는 좋은 말만 해주는 편이었다. 그래도 이제 팀을 이끌어 갈 위치라면 싫은 말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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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음 시즌 개인적인 목표도 있다면 말해 달라.

개인 목표가 있지만, 마음속에 담아두겠다. 그걸 말하면 야구가 잘 안 되더라. 올해는 혼자만 알고 있다가 달성한다면 시즌 끝나고 당당히 말하겠다. 1순위는 당연히 팀의 우승이다.

 

선수 인생의 반환점쯤에 와 있다. 앞으로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

사실 지금까지는 그런 게 없었다. 그냥 ‘올 시즌 잘해야지’라며 당장의 눈앞만 봤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도 있는 만큼 부모로서 모범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통산 몇 승’이라는 것보다 구설수 없이 올곧은 사람이 되겠다.

 

마지막으로 목 빠지게 개막을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많이 걱정하고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내고 안전하게 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그때까지만 잘 참아주시고, 다들 건강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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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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